지난해 6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조현상 기자 = 한미연합훈련(명칭 멊음)에 침묵으로 있던 북한이 김여정의 입을 통해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비난 담화를 16일 발표하면서 남북 교류 창구인 대남기구 폐쇄를 예고하며 대남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해선 비교적 절제된 경고성 메시지를 담았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북한이 조 바이든 행정부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서 김여정의 담화를 담은 대남 비난 보도와 방송을 일제히 쏟아냈다.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 담화는 8차 당 대회 폐막 직후인 지난 1월 13일 한국군 당국의 ‘북한 열병식 정황 포착’ 등 발표에 대해 비난한 이후 약 2개월 만으로 담화에서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미-한 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한국 당국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이 돌아올 수 있음을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남북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이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면서 “앞으로 한국 측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더 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도 파기하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자신들을 “적으로 대하는 한국 정부와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합훈련이 축소된 규모로 진행된 데 대해선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 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서도 짧은 경고를 보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첫 공식 메시지로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미-한 연합훈련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측은 북측의 우려 제기에 9.19 군사합의에 포함된 내용을 충분히 상기시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북한도 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구축을 위해 대화 호응 등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입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연합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남북관계가 조기에 개선되고 비핵화 대화가 빠른 시일 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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