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사령부 작전기획·정책국장인 퍼디난드 스토스 공군 소장은 31일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 참석해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고도화 추세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ICAS 화면캡처.
조현상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술핵 고도화 발언에는 선제공격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미 전략사령부의 고위관리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선 아직 완전한 실전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전략사령부 작전기획·정책국장인 퍼디난드 스토스 미 공군 소장은 31일 “냉전 종식 이후 인류는 처음으로 핵 억제 실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핵전쟁 수행을 총괄하는 통합전투사령부로, 스토스 소장은 이 곳에서 국방부의 핵전쟁 계획 수립과 이행을 지원하고 동맹, 우방과의 통합된 억제력 전략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스토스 소장 “핵 통제 실패 배제할 수 없는 시대 돌입”했다면서 이날 한미연구소(ICAS)가 개최한 화상대담에서 “냉전시절과는 달리 러시아, 중국이라는 두 개의 완전한 핵보유국의 위협에 동시에 대처해야 할 뿐 아니라 핵무장을 신봉하는 북한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토스 소장은 북한의 경우 권력을 유지하고 미국을 억제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야심이 더 새롭고 강력한 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국제 제재는 이 같은 대량살상무기 고도화 개발 노력을 억제하는데, 미미한 영향을 끼쳤을 뿐이라며, 북한이 개발 중인 무기체계들은 한반도와 일본을 직접적인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단거리와 중거리, 그리고 알래스카와 미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는 이날 대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전술핵무기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표명한 것과 관련해, 어떤 대응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스토스 소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스토스 소장은 최근 국무,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발표한 공동성명 내용 가운데 한국 방어를 위해 확장억제력 측면에서 미국은 가용한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재확인 한 점을 강조하면서 다만 최근 김 위원장의 당 8차 대회 발언과 관련해서는 전술핵 고도화 발언의 저의에 대해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전술핵무기 고도화 발언의 본질은 선제 핵공격”이라고 했다.
스토스 소장은 전술핵을 나누는 기준이 상이할 수 있다며, 폭발 강도 기준에 따라서는 저위력 핵폭탄이 해당될 수 있고 제한된 사거리가 기준이 될 수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이 2가지 요소를 섞어 놓은 무기체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강조한 전술핵무기 고도화 발언의 본질은 위력의 정도나 사거리가 아니라 핵 선제공격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저위력 핵폭탄도 악의를 갖고 전구에 투사해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면 전략적 공격으로 간주된다며, 사용하는 순간 핵 억제력을 잃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토스 소장은 북한이 이제 고위력뿐 아니라 저위력 핵폭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더 이상 자신이 잠을 편하게 잘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무기의 위력이나 사거리보다는 이 같은 핵 선제공격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그와 같은 무기가 악의적인 의도와 함께 투사될 경우 한-미-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사건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억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잠수함 역량, 한반도 연안에 심각한 위협”
북한이 2019년 공개한 로미오급 개량형 잠수함 개념도
스토스 소장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역량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실험을 통해 수중 발사 역량을 과시했지만, 완전한 실전 역량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2019년 공개한 로미오급 개량형 잠수함이 향후 실전배치될 경우, 소음이 심해 원거리 잠행 기능은 미미해도 한반도 연안에서는 충분히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핵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그와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중국과 북한 간 협력 움직임은 전략적 억제력과 인도태평양 안정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 외부지원 통한 기술도약 충분히 노릴 수 있어”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무기체계 개발에 중국, 러시아 등의 외부 지원 가능성과 함께 극초음속무기 개발에도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 스토스 소장은 “민감한 정보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하겠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차세대 전략무기 체계 전력화 일환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극초음속 활공체의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다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것이 특징인데, 전문가들은 북한 역시 기술 확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토스 소장은 극초음속무기의 경우 최신 기술이기 때문에 당장 북한과 이 기술을 러시아가 공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러시아 등의 원천 기술의 외부 확산은 수여국의 자체 기술 개발 도약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항상 증명됐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이런 점을 간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방위산업전략포럼.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