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과 ICBM에 대한 심층 방어 수단 한국과 미국에 동시 구축 움직임
미국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미사일 기지의 요격미사일 용 사일로(지하격납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요격미사일을 지하에서 곧바로 발사할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 미 본토와 인도태평양 역내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미래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최근 상원과 하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한 2024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미 본토와 인도태평양 역내 미사일 방어망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포함되면서 한반도에 그 어느 때 보다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다.
상원 군사위의 법안에는 괌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책임질 차관급 담당직을 신설하는 한편 하와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사령부 관할 지역에 대한 통합 방공 미사일 방어 체계 확충을 위한 연례 보고서 제출을 국방부에 요구하는 조항이 담겨있다.
하원 군사위 법안에는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과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직접 거론하며 본토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해 의회에 보고하라는 조항이 포함됐다.
글렌 밴허크 북부사령관이 최근 여러 청문회를 통해 북한의 향후 미사일 역량에 대응할 미국의 미래 능력을 우려하며 강조한 차세대 요격기(NGI) 배치 사업을 계속 지원하기 위한 조항도 하원 군사위 법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밴허크 사령관은 지난 3월 말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진전되고 있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래의 대응 역량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더 빠르지는 않더라도 계획된 일정대로 차세대 요격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미 본토에 대한 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미사일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도 하원 군사위 의결 법안 담겼다.
법안은 "점점 복잡해지는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 영토를 방어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다층적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 본토와 한국 등 역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미래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의회가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가 현재 한국과 괌에 각각 1대씩 배치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은 2개 이상의 사드 포대를 배치할 만큼 충분하게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괌과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괌을 어떻게 더 잘 방어하고 사드가 없는 하와이는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는 우리가 한국이나 괌에 두 개의 사드 포대가 필요할 경우, 아니면 하와이에도 한개의 포대가 필요할 경우 얼마나 많은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한반도에 미국의 추가 사드 배치를 주장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다른 전구에 투입될 미국의 사드 포대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내 미사일 방어를 개선하는 한 방법은 괌에 진전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해 기존의 사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괌 미사일 방어망 구축 사업을 계속 지원하려는 의회 내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세대 요격기와 관련해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현재 보유한 지상 기반 요격 미사일은 단 44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북한의 한층 발전된 미사일을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진전된 기술을 갖춘 차세대 요격기 20기를 배치해 전력을 증강할 계획인데, 현재 지상 기반 요격기를 모두 진전된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기존 병력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64기의 차세대 요격기 구매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차세대 요격기 20기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의회가 본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다층적 시스템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에도 주목하면서 “미국은 전구 밖에서는 다층적인 방어망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특히 “하와이의 경우 어떤 미사일 방어망을 갖추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해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번 국방수권법안에 담긴 미사일 방어 관련 내용은 “미 본토와 괌, 하와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방공 미사일 역량을 계속 개발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하는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문구”라며 “전체적으로 모든 내용은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조현상 기자 disf@dis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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