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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험 리차드함 대형 화재 … 사실상 복구 불능 패선처리

미 해군 전력운용 계획에도 차질 … 전력공백 메울 방안 놓고 고심

 

지난 2020년 7월 12일, 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오전 8시 15분경 미 샌디에고 해군기지에 수리차 정박 중이던 본험 리처드함에서 짙은 연기가 치솟았고, 승조원들이 탈출한 후에는 폭발까지 이어졌다. 곧바로 인근 소방당국과 해군이 불길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불길은 나흘만인 16일에야 겨우 잡혔다. 결국 이 화재로 미 해군은 F-35B 전투기를 태평양 지역에 전개하기 위한 선택방안 중 하나를 잃으면서 태평양함대 전력 구상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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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사실상 복구 불능

 

이번 화재로 본험 리처드함의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피해는 함수에서 함미까지 광범위했다. 특히 요갑판과 상부구조, 거주 및 작업 공간 앞으로 화재가 휩쓸었고, 전방 마스트는 상부구조 위로 무너졌다. 필립 소벡 미 해병대 제3원정타격단장은 지난 7월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함정 표면온도가 약 1,000도에 이르면서 강철이 구조 강도를 상당히 잃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헨드릭스 분석가는 열과 화재 지속시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함정을 잃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함정이 복원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 정도로 강한 선체의 열과 화재를 겪었다면 상태가 괜찮다고 판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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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과 화재 지속시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함정을 잃은 것으로 평가 / 출처 : Chris Cavas's Twitter

 

 

미군의 전력운용 계획에 큰 차질

 

미 해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본험 리처드함은 샌디에고 기지에서 F-35B 통합을 지원하는 2년간의 개량에서 막바지 단계에 있었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 2018년 제너럴 다이나믹스 산하 나스코 조선소(National Steel and Shipbuilding Co., NASSCO)와 2억 1,900만 달러(약 2,600억 원) 규모의 현대화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옵션을 걸었다. 본험 리처드함은 개량을 거친 대형갑판 상륙함 4척 중 하나이며, 복서함(Boxer, LHD-4)이 5번째로 개량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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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전문가들은 본험 리처드함의 피해가 완전 손실이든 광범위한 수리를 요하는 피해이든 F-35B를 태평양지역에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미 해군의 계획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관련 주장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지난 7월 13일 발표와 함께 그에 따른 미 해군의 존재감 강화가 이번 화재로 늦춰질 수도 있게 됐다.

 

미 해군의 전개 모델은 인도-태평양 및 중동과 같이 필수적 지역에서 지속적인 전개가 기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척이 전방에 전개하고, 1척은 고도의 긴급출동준비 상태에 있고, 다른 2척은 정비와 전개 전 점검을 각각 받는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곧 이상적인 조건에서 미 해군은 항상 1척을 전개 상태로 두기 위해 최소 4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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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여기에 만약 F-35B가 개량에 들어가 긴 시간동안 운용이 어려워지면 1척이 전개하기 위해 5척까지 필요한 셈이다. 퇴역 잠수함 장교이자 허드슨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F-35B가 미 해군의 유일한 실전배치형 5세대 전투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강습상륙함 10척 중 절반이 F-35B를 탑재할 수 있고, 미 해병대는 육상기반 비행대대 감축을 검토 중”이라면서 “본험 리처드함의 피해는 미 해군이 전투사령관에게 주둔국의 승인 대상이 아닌 해상기반 F-35를 제공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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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퇴역 미 해군 대령이자 텔레머스 그룹 분석가인 제리 핸드릭스는 이에 동의하면서 “본험 리처드함이 일선에서 빠지면 태평양지역에서 미 해군의 입지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본험 리처드함은 F-35B를 운용하기 위해 2년간 개량을 받아왔다”며 “함정수명이 약 8년 정도 더 남았기 때문에 향후 8~10년 간 미국의 태평양지역 전력운용 계획에서 주축이 될 함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헨드릭스 분석가에 따르면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Tripoli, LHA-7)이 지난 7월 15일 취역했지만, 전개에 앞서 최대 2년간 후속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본험 리처드함이 올해 연말까지 개량을 받은 후 순환전개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는 “향후 10년간 미 해군의 전개 계획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요술봉을 흔들어서 또 한 척을 만들 수는 없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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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전력공백 맞은 미 해군

 

본험 리처드함 화재로 미 해군은 나머지 강습상륙함을 더 오래 전개시키거나 미동원 예비함을 차출하고 타라와급 강습상륙함(LHA)을 복귀시켜 전력 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축함 함장을 지낸 바 있는 페리브릿지 그룹 자문위원인 브라이언 맥그레스도 이번 화재가 미 해군의 전개계획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본험 리처드함의 역할을 그 무엇이 맡아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향후 F-35B 도입과 당초 운용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중요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화재는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사령관이 “해상통합”이라는 노력에서 해군과 해병대가 더욱 긴밀히 조율하려는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버거 사령관은 “해군과 해병대의 통합이라는 더 큰 문제가 있는데, F-35 문제 때문에 이 일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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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본험 리처드함(LHD-6)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 출처 : US Navy

 

 

한편, 본험 리처드함 화재로 미 해군의 전력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 전력 강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 해군은 본험 리처드함이 속한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의 후속으로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도 운용하고 있다. 1번함인 아메리카함이 지난해 가을 F-35B 13대를 탑재하면서 F-35B 전용 항모, 또는 라이트닝 항모(Lightning Carrier)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까지 미 해군장관을 지냈던 리처드 V. 스펜서 전 해군장관은 최근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형갑판 상륙함에 F-35B 20대를 탑재할 수 있다”며 “그 가성비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라이트닝 항모 전력을 주목하며 예산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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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US Navy

 

 

경항모에 대한 유용성은 최근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지난 3월, 미 항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Theodore Roosevelt, CVN-71)이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괌에 발이 묶이면서 이를 대신해 아메리카함이 남중국해에 투입됐다. 이에 대해 미 허드슨연구소의 세트 크롭시 해군력 센터장은 경항모 아이디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루즈벨트함이 없는 상황에서 아메리카함을 현장에 투입한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며 “라이트닝항모가 포드급 항모를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은 힘들겠지만, 분산된 전력이라는 아이디어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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