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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뒤늦게 알려진 北 미사일…남북미 모두 ‘침묵’한 이유는?

입력2021.03.24.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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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서해에 미사일 쐈던 북한

 

북한이 지난 주말에 서해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군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6시 36분쯤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을 '서해 평남 온천 일대'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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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모습

 

 

■ 지난해 열병식서 선보인 신형무기 가능성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라는 점입니다.

 

탄도미사일은 로켓 추진력으로 날아가는 미사일로 속도가 빠른 데다가 파괴력이 상당해 대륙 간 목표를 공격하는 데 쓰이는 반면, 순항미사일은 자체 힘으로 날아가는데 정밀 타격에는 용이하지만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미국 영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발사된 순항미사일을 두고 전문가들은 신형 무기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포럼(KODEF) 사무국장은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중장거리 순항 미사일'의 시험발사로 추정된다"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방식을 보면 (이번 발사처럼) 서쪽에서 계속 날려보다가 비행 안정성만 확보되면 내륙을 관통해 정밀 타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동해 쪽으로 보내 군사력을 과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전술로켓과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 전술 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했다"고 밝혔던 점 등을 감안하면, 새로운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립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 한미 군 당국이 제원을 분석 중이라면서, 미사일 종류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 '미사일 발사' 실시간 파악은 했지만…한미 모두 침묵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잠잠하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한미 군 당국은 오늘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발사 사실을 보도하기 전까지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 당일)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었으며 관련 사항을 포착했다"면서도 발사 시간이나 사거리 등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며 일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4월 14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당시 군 당국이 즉각 상세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됩니다.

 

미 군 당국도 침묵을 이어가다 외신 보도 이후 발사 사실을 사후 확인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이 이번에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미 군 당국은 당시 파악하고 있었는데 발표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고,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미 합의로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번 발사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이 아닌 이상, 경색된 남북미 국면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과 남한 모두 정면 대응보다는 일단은 관망 모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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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도 일단은 '수위조절'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마치고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 완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무력 시위로 존재감을 보여주며 외부의 의중을 살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신 북한도 한미 군 당국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신 순항미사일 발사를 택하며 조금은 수위 조절을 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만 금지하고 있으며 순항미사일은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상 미사일 발사 이후 매체를 통해 발사 성과를 과시해오던 북한이 이번에는 침묵하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지고 있는 대북 정책 검토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말 워싱턴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안보실장 간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인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지난 주말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대북정책 수립에는 어떤 변수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신선민 (freshm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