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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35 스텔스 전투기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당초 아랍에미리트(UAE)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했던 결정을 뒤엎을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방이라 여겼던 UAE가 최근 중국과 밀착 관계에 나서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기 2대가 UAE에 착륙해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물을 하역한 것을 포착했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오랜 우방으로 꼽혀온 UAE에서 중국과의 밀착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 군 화물 수송기가 UAE를 오가는 모습은 미 정보기관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WSJ는 전했다. UAE에 최첨단 무기를 판매할 경우 미국의 최첨단 군사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무기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UAE는 지난해 9월 중동국가 중에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두 나라를 중재하면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UAE에 F-35 전투기 50대, 리퍼 드론 18대, 첨단 군수품 등 21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겠다고 결정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UAE 무기 판매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첨단 무기 판매에 대한 입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UAE의 밀착은 기술, 안보, 보건 분야 등 각 영역에서 포착되고 있다.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UAE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은 현지 투자를 확대했다.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5G 사업을 본격화했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UAE에 백신을 공급했다. 또 중국은 지난 10년간 총 31대의 함대와 100척의 해군 함정, 2만6000명의 군인을 아덴만과 소말리아 앞바다에 보내 호위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동보다는 중국·러시아 등에 외교 초점을 맞추면서 중동국들이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데이비드 셴커는 “미국의 (외교적) 불확실성 때문에 UAE가 미국과 중국 모두를 안보 파트너로 만들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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