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미사일 발사 우려" 일상적 반응에 더 화났나? 거칠게…’군사합의 파기’ 압박
김여정 (왼쪽 두 번째)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 부국장이 휴전 중인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김정은 등 측근과 함께 걷고 있다. [판문점 / 청와대]
조현상 기자 = 남한에서는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질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입이 또 2주 만에 담화를 통해 ”미국산 앵무새“라면서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한 문재인 대통령을 30일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산 앵무새'라는 비아냥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 우리는 정부는 어떤 상황에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응수밖에 하지 못했다.
2주 전에는 한미연합훈련을 맹비난했던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향해 정면으로 날을 세우며 그의 입이 문재인 대통령을 정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하고 대화 재개 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문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라고 칭하면서 실로 뻔뻔스럽고 철면피하다며 문 대통령을 믿고 북미 대화에 나섰다가 크게 실망한 김정은 위원장 남매가 최근 거칠게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담화에만 그치지 않고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남북 평화 모드가 많이 좋아졌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 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김여정은 특히 우리 측 행태가 미국의 강도적 주장을 빼닮았다면서 '미국산 앵무새'라고 대 놓고 비아냥거렸다. 앞선 담화에서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 가능성 등을 거론한 데 비하면 위협 수위는 낮지만, 조롱의 강도는 높아 문 대통령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서로를 향한 언행에는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남북 관계 걱정보다 문 대통령 심기와 관련 반박을 했다. 그러면서도 김여정 담화와 같이 앵무새처럼 ”다만 정부는 남북 대화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또 되풀이 했다.
군 당국도 일상적이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엄연한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만 했다.
한편 북한의 최근 담화를 통해 김여정 부부장이 선전선동부에 소속돼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직책은 한 단계 강등됐지만, 한미를 겨냥한 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대남,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부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미국산 앵무새' 등의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또, 북한도 대화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되풀이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하고, 지금은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메시지를 북한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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