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텍스트론, 화상으로 기자간담회 개최
美 해병대 운용 능력 앞세워 우수성 강조
"헬기 생산 중단해도 부품은 계속 생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 벨 텍스트론이 9일 한국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 사업 도전을 공식화 했다. 벨은 미 해병대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상륙공격헬기 ‘AH-1Z’ 바이퍼와 상륙기동헬기 ‘UH-1Y’ 베놈의 제작사다.
벨은 이날 오전 미 현지와 서울을 연결해 화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이퍼의 우수성과 한국 해병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벨은 가장 먼저 바이퍼의 우수성으로 해양 작전 전용 헬기로 개발됐다는 점을 꼽았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사업 경쟁 기종인 보잉의 AH-64 아파치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MUH-1 마린온 무장형 등이 당초 지상용으로 개발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는 바이퍼(AH-1Z) [사진=벨 텍스트론]
빈스 토빈 벨 방위사업 담당 부사장은 “바이퍼는 제조공정에서부터 완벽히 해양 환경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작된 공격헬기는 염수 부식의 역효과를 견디면서 선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먼지나 모래 등 다른 환경적 조건에도 강하다”면서 “이러한 특성은 혹독한 환경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높여주고 안정성 증진, 정비시간 감소, 유지보수 비용 감소 등을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벨은 바이퍼 헬기의 단종과 부품 수급의 어려움 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듯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강조했다. 현재까지 벨은 미 해병대에 바이퍼 189대를 포함, 베놈까지 총 349대를 납품했다. 2022년까지 미 해병대 헬기를 계속 생산할 예정으로 그 이후에도 해외 시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네이트 그린 벨 시니어 매니저는 “동맹국들과의 원활한 작전과 시너지를 고려해 판매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 자위대를 위한 바이퍼 생산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헬기 생산이 중단돼도 부품 생산은 계속해서 가용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지 트라우트만 예비역 해병 중장은 그의 조종 경력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퍼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바이퍼는 첨단정밀타격무기체계(APKWS)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반능동 레이저 유도형 70㎜ 로켓 장치다. 기존 레이저 유도형 무기에 비해 비용과 중량이 3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사정거리는 1.1~5㎞로 오차(CEP)는 0.5m다.
특히 바이퍼는 최대 16기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데, 향후 이를 합동공대지미사일(JDAM)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는 헬기의 경우 사격하는 순간 그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곧바로 회피 기동을 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로 제안하고 있는 마린온 무장형 모형
또 바이퍼는 AIM-9 미사일을 탑재해 공대공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트라우트만 전 미 해병 항공 부사령관은 “해병 제1항공무장전술비행대에서의 개인적 경험에서 볼 때, AIM-9과 같은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된 공격헬기는 고정익 항공기와의 저공 교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면서 “이같은 공대공 능력은 제공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바이퍼가 근접 공중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바이퍼는 표적조준장치(TSS)는 원거리에서도 표적을 감지하고 조준할 수 있다. 또 F-35A 스텔스전투기와의 통합도 가능하다.
트라우트만 전 부사령관은 “해병대의 TPS-80 G/ATOR 레이더 같은 장치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AIM-9 공대공 무기가 장착된 바이퍼는 멀리 위에 떠 있는 F-35A로부터 최종 경로 수정을 받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방위사업청은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를 국내 연구개발 하거나 국외 직구매를 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상륙공격헬기 사업분석’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