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도 버려질 것" 독설에 미국 동맹건재 메시지인듯
中 "도발적 행위" 비판..동중국해 순찰·군사훈련으로 맞대응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위키미디어 캡처]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위키미디어 캡처]
(서울·선양=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차병섭 특파원 = 미국 해군이 중국이 자국 영해처럼 신경을 쓰는 대만 해협을 보란 듯 또다시 항해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스러운 미군 철수를 지적하며 미국이 대만 역시 버릴 것이라고 중국 측이 악설을 퍼붓자 변함없는 동맹 관계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 소속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키드' 호와 해안경비대 소속 군함용 소정 '먼로' 호가 전날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미 해군은 성명에서 이들 군함이 "국제법에 따라 국제수역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해협의 합법적인 항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향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느 곳이든 항공·항해한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거의 매달 대만해협을 지나면서 중국 측의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은 미군의 대만해협 통과를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인민해방군을 조직해 미군을 뒤쫓으면서 지켜보도록 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자주 비슷한 도발적 행위를 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최대 파괴자이자 가장 큰 안보 리스크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과 분리할 수 없으며,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 만큼 외부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해 도발을 멈추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중국 동부전구는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와 같은 날 동중국해에서 함정과 전투기 등 여러 군사역량을 동원한 순찰활동과 군사훈련을 하며 맞대응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군의 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주변정세 및 국가주권 수호의 필요에 따라 상시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자립강화를 언급하는 등 불안한 기색을 내비친 차이잉원 대만 총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대다수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대만과 정식 외교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가장 중요한 후원자이자, 가장 많은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번 미군의 대만해협 통과는 미군 철수와 맞물려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중국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 대만 역시 아프간처럼 미국으로부터 버려질 것이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19일 '왜 미국은 결국 대만을 버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는 것은 '시간과 상황의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아프간 상황과 비교하는 것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대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성원 등 동맹이 침략당하면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싱가포르와 베트남 순방 역시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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