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 KF-16이 왜 미국까지 가서 폭탄 투하 테스트를 하고 있지?”
지난달 미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SNS 채널에 한국 공군 KF-16이 사막 상공을 비행하면서 GBU-39 SDB(Small Diameter Bomb) 스마트 폭탄을 투하하는 시험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네티즌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공군 KF-16, 캘리포니아서 SDB 정밀유도폭탄 투하 시험 실시
영상에서 KF-16은 미 공군 제412 비행시험대대 마크를 달고 있었지만 우리 공군이 KF-16 성능개량을 위해 미 본토로 보낸 2대중 한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시험은 지난 2월 실시됐지만 영상은 지난달 공개됐다. GBU-39 SDB는 중거리 GPS 유도폭탄으로 최대 110km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공군 KF-16 전투기가 2021년2월 캘리포니아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정밀유도폭탄 투하 시험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꼬리날개에 미 공군 마크가 있지만 실제로는 미 본토로 옮겨져 개량을 마친 KF-16 전투기다. /미 공군
GPS 유도폭탄인 JDAM(합동직격탄)에 비해 작고 가벼워 보다 많은 폭탄을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가 길다는 게 강점이다. 두께 90cm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고, DMZ 인근 산 뒤쪽에 있는 북한 장사정포 갱도진지도 정확히 파괴할 수 있다. 길이 180㎝, 직경 19㎝로 정확도는 3m다.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기지 정밀타격 등에 가장 많이 활용될 수 있는 무기다.
지난 2013년부터 공군에 도입된 SDB는 지금까지 F-15K에만 장착해 사용할 수 있었다. F-15K는 최대 20발의 SDB를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험 영상에서 드러났듯이 KF-16도 성능개량을 통해 SDB를 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F-16 133대, AESA 레이더 등 장착해 4.5세대 전투기로 탈바꿈
KF-16 2대가 직접 미 본토까지 간 것은 성능개량이 대대적으로 이뤄져 미 제작사(록히드마틴사)에서 직접 작업을 하고 다양한 현지 시험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KF-16은 기계식 레이더가 장착돼 있는데 성능개량을 통해 노스롭 그루먼사의 신형 AESA 레이더(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 SABR로 교체된다.
또 신형 임무 컴퓨터, 첨단 전자전 장비 및 피아식별장비(AIFF) 등 각종 항공전자 장비도 업그레이드된다. 4세대 전투기에서 AESA 레이더 등을 장착한 4.5세대 전투기 ‘F-16V’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KF-16 성능개량 사업은 지난 2016년 미 록히드마틴사와 1조4000억원 규모로 계약이 체결됐다. 당초 미 록히드마틴사와 BAE 시스템스가 경쟁을 통해 BAE 시스템스가 성능개량 업체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비용이 폭등해 다시 록히드마틴사로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성능개량 대상 KF-16은 총 133대다. KF-16 전투기는 한국형전투기(KFP) 사업을 통해 90년대 중반 이후 직도입 및 국내 면허생산을 통해 모두 140대가 도입됐지만 이중 7대가 사고로 추락했다.
KF-16, 성능개량 및 수명연장 통해 2050년대까지 운용
KF-16 성능개량은 지난 2019년 본격 착수돼 국내 공군 모 정비창에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DB 투하시험처럼 각종 테스트를 미 본토에서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전달받아 개량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10대 미만의 KF-16 성능개량이 완료돼 원래 기지로 재배치됐다. 현재 여러 기지에서 차출된 KF-16 10여대의 성능개량이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한미 양국 공군의 F-16 및 KF-16 전투기 60여대가 투입된 가운데 처음으로 실시된
대규모 한미 연합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 훈련. 엘리펀트 워크는 수십대의 전투기가
최단 시간내 이륙하는 훈련을 하는 것으로, 무력시위 수단으로 종종 활용된다. /공군
당초 오는 2025년쯤 성능개량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2028년쯤으로 3,4년쯤 늦춰질 것이라고 한다. 성능개량 외에 기골 보강 등 일부 수명 연장 사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용도 1조4000여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성능개량 사업 완료 뒤 수명연장 사업이 별도로 있었는데 사업 중 전력공백 우려 등으로 한꺼번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총사업 비용도 절감하고 KF-16을 2050년대까지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