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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한국형 전투기 힘찬 이륙 채비

시제기 비행시험용 6대·구조시험용 2대

4월말 기준 5·6호기 조립 공정 진행중

공군·KAI 조종사 2명씩 함께 교육

FA-50 비행·시뮬레이터 활용 훈련도

생산·연구개발 인력 등 5000여명 상주

전투입문훈련기 'TA-50' 20대도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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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의 한국형 KF-21 보라매 시제 4호기의 비행제어 구조연동시험 현장(위쪽)과

KAI 고정익 생산동에서 TA-50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 프로파일럿] 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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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문한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격납고. 한국형 전투기 KF-21 꼬리 부분(수평미익)이 각도를 올렸다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보라매 시제 4호기가 비행제어 구조연동시험을 하는 모습으로 오는 7월 최초비행 이후 2200회 이상 안전비행을 위해 지상에서 시험에 시험을 거듭하는 순간이었다.

 

KF-21 시제기들은 각기 다른 종류의 시험을 하고 있으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반복이다. 류광수 KAI 고정익 사업부문장은 비행시험을 두고 “실제 운영할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단계는 문제 발생 시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4월 말 기준 4호기까지 최종 조립을 완료 후 지상시험을 수행했고 5, 6호기는 조립 공정 진행 중이었다. KF-21 시제기는 총 비행시험용 6대와 구조시험용 2대가 있다. 비행 시제기는 말그대로 비행을 위한 온전한 시제기로 단좌(좌석 하나) 4대, 복좌 2대가 제작된다. 구조 시제기는 기체 구조의 적정인 하중과 수명을 확인한다.

 

구조시험용 시제기 2대는 정적강성시험과 내구성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1만6000여번 기체를 진동하고 충격을 가하는 등 기체 자체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계통이 장착돼 있지 않고 분해와 조립도 구조시험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 시제기들은 비행을 하지 않고 시험을 마친 뒤에도 전시, 연구 등으로 활용된다.

 

2200여 회 이상 비행 시험을 정해진 기간 안에, 또 여러 목적의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 여러 대가 필요하다. 시험 목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1대로는 다 개척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시험 목적에 맞게 많은 센서와 특별한 장비들을 별도로 부착을 해서 시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운용 하중 시험에만 쓸 수 있는 시제기 또는 성능 시험에만 쓸 수 있는 시제기로 나누는 식이다.

 

 

 

항공기산업은 최첨단 사업인 동시에 노동집약적 사업이었다. 사천 KAI 사업장에는 생산과 연구개발 인력 등 500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특히 조립 단계에서 생산된 항공기 구조물을 연결하고, 내부에 전선을 넣고, 도색하는 이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KF-21 내부에 들어가는 전선 길이만 해도 20㎞, 시제기의 경우 30㎞가 넘는다.

 

KF-21이 만들어진 고정익 생산동에서는 현재 전투 입문 훈련기인 TA-50 20대를 양산하고 있다. 국산 첫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이 순수 훈련기라면 TA-50은 제한된 공대공·공대지 무장운용 능력을 갖춘 경공격기다. 이곳에서는 한번에 기체 4대를 동시에, 1년에 20대 가량 생산이 가능하다.

 

고정익 생산동은 가로 180m, 세로 120m에 2층 높이로 축구장 3.5개 크기의 규모다. 기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고정익과 회전익 생산 공간이 나뉘었다. 자동차가 컨베이어 벨트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며 생산이 된다면 항공기는 맥박과 비슷한 펄스(pulse) 방식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한 군데에서 일정 단계의 생산을 마치면 이동해 다음 공정에 들어가는 식이다.

 

3부분으로 나뉘어 제작된 항공기 구조물(전방동체·중방동체·후방동체)을 연결한 뒤에는 내부에 전선 및 소프트웨어 등을 채워 넣고, 바퀴를 달아 시험한 뒤에 격납고로 옮겨 엔진을 장착한다. 이후 지상시험을 마친 뒤에야 비로소 비행을 할 수 있다.

 

최초비행시험을 위해 공군과 KAI 소속 비행조종사 각 2명씩 함께 훈련 받고 있다. 이중 한명이 선발돼 첫 시험비행을 하고, 이후 2200여회의 비행시험을 함께 수행하게 된다. 이들은 KF-21의 소프트웨어와 각 계통 등에 관련된 교육을 받고 KF-21과 설계가 유사한 FA-50(TA-50을 개량·발전시킨 경공격기)으로 비행 훈련도 한다. 현재는 최초비행시험을 위한 비행 훈련을 마치고 지상 교육으로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훈련을 하고 있다.

 

KAI 소속 진태범 비행시험조종사는 “첫 비행은 설렘이나 영광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비행기를 안전하게 띄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후속 요원들이 비행기를 탔을 때 기대했던 만큼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천=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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