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 탱크와 자주포 등 중화기가 우크라이나 진흙탕에 빠져 기동하지 못하는 모습.
[유튜브 'Ukraine LIVE'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결전을 앞두고 계속되고 있는 폭우가 우크라이나군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돈바스 지역에 며칠째 폭우가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며칠간 이런 기상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땅이 물러진다는 점은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진흙탕은 전면 침공에 나선 러시아군에게 큰 시련을 안겨준 바 있다.
가디언은 “지반이 물러진 상황 속에 러시아군은 포장된 도로를 통해서만 탱크와 미사일 등 군장비를 이동하고, 수송대를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개전 초반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수십㎞로 행렬이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 탱크와 자주포 등 중화기가 우크라이나 진흙탕에 빠져 기동하지 못하는 모습.
[유튜브 'Ukraine LIVE' 채널 캡처]
실제로 포장된 도로를 통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등의 공격에 취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매년 3월 말이면 땅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하는 ‘라스푸티차(Rasputitsa)’가 찾아온다. 이는 러시아 말로 ‘진흙의 계절’이란 뜻을 갖고 있으며, 냉대 습윤 기후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 현상이다.
넓은 평원 지대인 돈바스에선 탱크 등 중화기를 갖춘 쪽이 전쟁에 유리하지만, 땅이 진흙탕으로 변할 경우 무게가 무거운 중화기의 운용에는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날씨가 전쟁의 양상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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