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10일 돈바스 루한시크 근처에서 다연장 로켓 BM-21 '그라드'로 러시아군 진지를 포격하고 있다.
[방위산업전략포럼] 조현상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양상이 점차 변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로 집결하면서 대규모 전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후퇴한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일대로 재집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가 전쟁 판도에 결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현재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일대에 계속 폭격을 퍼붓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탱크, 차량, 대포 등을 파괴하며 러시아군의 공격을 여러 차례 격퇴했다고 영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돈바스를 중심으로 전쟁 정황이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흘러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앞서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길이 13km에 달하는 러시아군 행렬이 포착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수천 대의 탱크와 장갑차, 항공기 등이 투입된 2차 대전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돈바스 전투는 국지전 형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러시아가 지휘 체계도 새로 정비하면서 전황이 달라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할 지휘관으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군관구 사령관을 임명했다.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인물로, 결전을 앞두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군 인사 조처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미국 시각),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야만 행위를 한 전력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또 다른 범죄와 잔혹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어떤 장군이 임명되든,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실패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지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계속된다. 설리번 보좌관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10일 미국시각) 미국 언론과 잇따른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 계획을 재확인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 지원을 계속해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하도록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연일 한국 등 국제사회의 도움을 촉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후 각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화상 연설을 통해 지원을 호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11일, 한국 정부에 도움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한국 연설에는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모인 여야 의원들에게 약 15분간 연설했다. 특별히 한국전쟁을 상기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을 겪었고, 수많은 목숨을 잃었지만 이겨냈다면서 그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도 지금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한국은 러시아의 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 장비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방탄 헬멧과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무기 지원을 받게 된다면 국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리고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이날 연설에서 강조했다.
유럽 쪽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움직임이 연속되고 있다. 지난 9일(영국 시각)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고, 11일에는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등 확전을 막기 위한 유럽 지도자들의 행보도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네함머 총리는 지난 2월 24일 개전 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첫 유럽연합(EU) 국가 지도자이다. 이런 가운데 EU 회원국은 11일, 러시아산 원유 금수 등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한 독일 주요 도시에서 주말 이틀간 친러시아 시위가 벌어졌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등 독일 주요 도시 곳곳에서 10일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러시아 국기를 몸에 감거나 흔들며 러시아계 주민 차별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보여 반인륜적인 전쟁 지지에 지구촌은 독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시위대에 눈총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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