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앙일보] 러, 국경에 폭격기 띄웠다..우크라 보란듯 육·해·공 총동원 훈련

by master posted Feb 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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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에 외교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인접국 벨라루스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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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스키 사격 훈련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이 연합훈련을 하면서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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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취역해 북해함대에 배치된 이반그렌급 상륙함 표트르 모르구노프. 현재 흑해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형 상륙함 중 하나다. 함번은 117. [러시아 해군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포스트(WP),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이전에도 수차례 군사훈련을 진행했지만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유례없는 규모’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를 예고하듯 러시아는 9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육·해·공 군사력을 총동원한 군사 시위를 벌였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 투폴례프(Tu)-22M3 2대를 벨라루스 영공에 띄워 초계 비행을 펼쳤다. 러시아 최첨단 전투기 수호이(Su)-35S와 벨라루스 Su-30SM 전투기가 폭격기를 엄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도 러시아 남부군관구 소속 포대와 기갑부대 등이 훈련에 나섰다. 이미 크림반도에선 해병대의 훈련이 시작됐고 지난 1월 발트해를 떠난 이반그렌급(6600t급) 상륙함 등 대형 상륙함 6척도 흑해로 속속 도착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약 3만 명 규모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수천㎞ 떨어진 극동 지역 부대까지 동원해서 무장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찍힌 위성사진에는 벨라루스 국경 지대 3곳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탱크와 장갑차, 다연장 로켓 발사대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군도 같은 기간 맞대응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양국의 실질적인 전력 차가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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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긴 탁자의 양쪽 끝에 앉아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방안을 위해 회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군사력 과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이 뚜렷한 소득 없이 끝난 뒤 본격화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5시간 회담 후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8일 키예프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선 “푸틴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러시아는 프랑스와 그런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에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책으로 언급한 ‘핀란드화(Finlandization)’ 발언도 동맹국의 반발 등 역풍을 부르고 있다. 핀란드화는 지난 1960년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과 국경을 맞댄 핀란드가 친러 성향을 유지하되, 서방과는 경제적 교류를 하는 등 양측으로부터 주권을 보장받았던 대외 정책을 말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 기자들에게 “핀란드화라는 말을 직접 꺼낸 적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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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AP ‧ AFP =연합뉴스]

 

 

다음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 등 추가 협상은 남아있지만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서방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난민 급증 사태 대비에 나섰다. 마세즈 바지크 폴란드 내무장관은 8일 자국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폴란드 내무부는 국경수비대와 외국인청 등과 협조를 통해 난민들이 머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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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우크라이나와 ‘골리앗’ 러시아의 군사력 차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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